김천시 부곡동 고성산 등산

등산일자 : 2014년 7월 31일

등산 코스: 김천시립도서관 등산로 - 음양수 약수터 - 산불망대 - 고성정 - 고상산 정상

- 고성사샘 약수터 - 원곡 마을

 

 

입산: 김천시 시립도서관 정문 맞은 편 등산로 (정상까지 3.8Km)

 

 

산불망대와 원곡마을 음양수 약수터(원곡마을 음양수샘)의 갈림길에서, 잠시 물을 받아갈 생각으로 음양수 약수터 방향으로 길을 잡았습니다. 이 길은 2008년 왔을 때 '고성산 황톳길'로 황토가 깔려있어 맨발로 흙을 밟으며 걸을 수 있는 길로 조성되었습니다. 하지만 황토는 모두 씻겨나가고 말았습니다ㅠㅠ

거센 흙도 무너져 씻겨나가는데 황토야 빗물에 금방 씻겨나가는 것이 당연한 일이겠죠.

황토가 없는 황톳길을 걸어 음양수 약수터에 도착했는데, 가뭄에 흘러나오는 물은 겨우 한 방울, 두 방울이었습니다. 바로 뒤에 오신 분을 위해 물을 받는 것을 양보했는데, 몇 십분을 기다릴 수 없어서 집에서 가져온 50ml PET 두 개에 담긴 물을 아껴먹기고 하고 산불망대를 향해 올라가는 길을 택했습니다.

 

 

약수터 옆으로 난 길이 아니라, 산등선을 향해 바로 올라가는 길이라 몹시 가파른 길이었고, 샘 근처에 있던 날벌레들마저 악착같이 달라붙어 상당히 피곤한 길이었습니다. 하지만 날벌레 덕분에 게으름 피우지않고 서둘러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산등선으로 올라서니 안내판이 보입니다. 고성산 정상 1,910m.

벌써 절반은 올라온 셈이니 한결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산불망대에 올라 주위 전경을 둘러보며 잠시 쉬었고, 층층 돌탑이 쌓인 벤치가 있는 휴식처도 지났습니다.

 

 

그리고 고성정에 오르기 전에 나타나는 작은 돌산을 마주했습니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저는 사방 시야가 훤히 보이는 좁은 돌산 꼭대기가 무섭습니다. 하지만 돌아갈 수도 없는 일이라 돌산에 오릅니다.

더위와 허기와 갈증과 고소공포가 겹쳐지며 조금 어지러웠습니다. 그래서 이곳에서 잠시 에너지를 보충하기위해 과자를 먹을까 생각했지만, 볕이 워낙 강해 물로 목을 축이고 잠시 쉰다 돌산을 내려갔습니다.

내려갈 때는 밧줄이 있어 한결 안정감을 느꼈습니다.

 

 

아래는 돌산에서 잠시 쉬며 찍은 동영상입니다. 원래 일어나서 사방을 둘러보며 찍어야했는데, 잠깐 일어났다 금방 앉아버렸습니다.

 

 

고정정을 오르는 길은 6년 전과 다르게 나무 계단이 만들어져있었습니다.

 

 

나무 계단은 산을 오르기 편하게 하는 효과도 있을테지만(계단이 힘든 점도 있네요), 가파른 경사를 사람들이 오르내리면서 흙이 씻겨내리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도 있을 것입니다.

 

 

고성정의 모습은 6년이란 세월동안 전혀 변하지않았습니다. 하지만 정자로 올라가니 역시 세월을 빗겨가지 못하고 먼지가 쌓이고 낡은 모습이 보입니다.

 

 

고성정에서 잠깐 주위를 둘러본 뒤 고성산 정상에 올랐습니다. 고성산에서 고성산 정상까지 오르는 경사길은 나무 계단으로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드디어 해발 487.2m의 고성산(高城山) 정상에 올랐습니다.

정상에 있는 송신탑(?)은 태양광 에너지를 이용하도록 태양광 패널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고성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도시(김천시)는 매우 평화로워보입니다.

 

 

하산길. 조금 먼 코스로 돌아갈까 생각했지만 음양수 약수터에서 물을 떠오지 못했기 때문에, 물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고성사샘 약수터로 길을 잡았습니다.

  

 

안내 표지판에 황악산 방면 17Km가 나옵니다. 2008년 이 코스를 완주하려고 도전했다 어둠과 갈증(물부족)에 대한 걱정으로, 해발 811m의 덕대산에서 골을 따라 급히 내려왔던 것이 생각납니다. 이날 이후 희망차게 시작했던 등산을 더 이상 하지않게 된 것 같습니다ㅠㅠ 

 

 

고성사샘 약수터로 내려가는 길은 대부분 나무 계단으로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나무판을 이용해 공간을 만들고 그 위에 카우치 모양의 벤치를 만들어놓고 누워서 도시를 내려다볼 수 있도록 전망대를 만들어놓거나 운동할 수 있는 간단한 장비들을 갖춰놓았는데, 조금 과욕을 부린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없는 것보다야 있는 것이 낫겠지만 차라리 벤치를 만들어놓는 편이 더 좋았을 것입니다.

 

 

고성사샘 약수터는 다행히 약숫물이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흐르는 땀을 씻고 부족한 물을 채웠으며, 과자로 허기를 달래며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었습니다.

원래 이날은 등산할 생각이 별로 없었는데, 그동안 등산하려고 사놓은 과자가 먹고싶어 갑자기 등산을 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땀을 많이 흘렸기 때문인지 '제크'를 뜯어 그 속에 든 봉지 한 개를 먹고나니 더 이상 먹고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평일, 무더운 날씨라 사람들은 거의 없었는데, 특히 고성사샘 약수터를 지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고성산 정상에서 내려올 때 많은 나무 계단들이 편안함을 주긴했지만, 반대로 이곳으로 올라갈 때는 상당히 힘든 길이 될 것입니다. 400개(500개는 되는 듯)가 훨씬 넘는 나무 계단. 

63빌딩 비상 계단 수가 1층부터 60층까지 1,251개라고 하니, 이 나무 계단길을 이용하면 63빌딩을 절반 가까이 올라가는 것이나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확실히 운동 효과는 있을 것입니다.)   

 

 

6년만에 고성산 정상을 오르면서 확실히 달라진 것이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바로 나무 계단과 아래 사진처럼 밧줄(?)을 엮어만든 포장길입니다.

이 두가지는 사람들의 발길에 등산로가 훼손되는 것을 최대한 막아 줄 것이기에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들은 역시 자연과 조화롭지는 않습니다.

 

 

고성사샘 약수터에서 충분히 더위를 식힌 뒤 원곡 마을길로 쉬엄쉬엄 내려왔습니다.

 

 

이번에 등산을 할 때는 사진 찍느라 바빴는데

다음에 갈 때는 한결 가볍게 산과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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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남김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