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9일부터 2012년 9월 25일까지 방송된 MBC 23부작 드라마 '골든타임'.

평소 의학드라마에 거의 관심을 가지지않고 있었기에 이 드라마도 대충 가볍게 볼 생각이었다.

하지만 한번 보기시작하자 보는 것을 멈출 수가 없었고, 마지막회를 다 보기까지 흠뻑 빠져들어 보게 되었다.

 

 

만약 한꺼번에 몰아보지않았더라면 이 드라마가 보여주는 감동과 재미는 덜 했을 것이다. 보통 시청자들이 다음회를 보게하기위해 갈등을 증폭시키며 마지막에 궁금증을 남겨놓는 대한민국의 많은 드라마들과 달리 이 드라마의 흐름은 보통 사람들의 심장박동처럼 유연하게 흘러간다.

그렇기때문에 다음날(혹은 일주일)을 기다리며 한회씩 보게되었더라면 '골든타임'을 다 보지 못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내가 거의 관심을 가지고 있지않은 장르의 드라마이기 때문에.) 

 

의과대학을 마친 뒤, 서양의학과 한의학을진하는 지역 한방병원에서 5년 동안 의사로 지내고 있는 이민우(이선균 분). 그가 가장 좋아하고 취미를 가지고 있는 것은 미국 의학드라마를 보며 자막을 제작하는 것이다. 

 

 

선배의 별장(?)에서 만난 강재인(황정음 분)을 데려다주는 중에 교통 사고로 사람들이 다쳐도 응급조치를 하기보단 119를 기다리며 지켜보기만 하던 경험은 부족하고 지식만 가득한 이민우(이선균 분).

 

이런 그에게 충격적인 사건이 생긴다. 

선배의 부탁을 받고 작은 병원에서 야근을 하던 중 만난 응급환자. 그는 이 응급환자를 보고 어쩔줄 몰라 당황했고 결국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놓치고 만 것이다.

뒤늦게 폭우를 뚫고 응급의료센터가 있는 세중병원으로 옮겨보지만 환자는 이미 죽은 상태였던 것이다. 자신의 부족한 실력때문에 죽은 환자를 보며 충격에 빠진 이민우(이선균 분)를 보며, 충고의 말과 더불어 '사망선고'를 하는 세중병원 중증외상센터 최인혁(이성민 분) 교수.

 

 

일로 이민우(이선균 분)는 고통의 시간을 보내다 결국 인턴이 되기로 결심하고 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5년만에 인턴으로 세중병원에 들어오게 되고, 중증외상환자들을 만나면서 진정한 의사로 성장해간다.

 

 

이민우(이선균 분)와 같은 시기에 세중병원에 들어와 인턴과정을 하는 강재인(황정음 분). 그리고 다른 인턴들.......

이 드라마는 의학드라마임과 동시에 스스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인턴들이 지식과 기술, 경험을 쌓으면서 성장하는 성장드라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드라마에서 가장 빛난 인물은 세중병원 중증외상센터 최인혁 교수 역을 맡은 배우 이성민이다.

물론 그가 이렇게 빛날 수 있었던 것은 조연 배우들(송선미 外 다수)의 멋진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골든타임(황금시간; Golden Hour)'은 중증외상 환자의 생사를 결정짓는 최소 시간을 말하는 것으로, 이 드라마는 부산광역시 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에서 촬영했다.

 

 

응급외상환자를 다룬 의학 드라마였기 때문에 피튀기는 장면들이 상당히 많았다.

 

 

또한 기존 의학드라마에서 보지못한 인상적인 장면들도 제법 눈에 띄었다. 

 

 

CPR(심폐소생술; Cardiopulmonary Resuscitation)을 하는 장면은 워낙 많이 등장해 응급상황에 처하면 쉽게 따라할 수 있다는 착각을 하게 만든다.

 

 

중증외상환자의 응급 처치 및 수술 장면과 더불어 드라마에 재미를 부여하는 요소는, 지방 병원이주는 장점인 사투리 연기와 배경이 된 병원이 대학종합병원이라는 점이다.

대학종합병원이다보니 전문분야마다 권위를 갖춘 교수 겸임 과장들이 있는데, 이들은 응급상황에서 권위와 체계, 이윤을 무시하는 중증외상센터 최인혁(이성민 분) 교수를 왕따시키는 인물들이다.

 

 

'골든타임'에서는 위계와 권위 중심의 과장들이 VIP 환자를 대하는 모습을 재미있게 보여주는데, 귀천을 가리지않고 생명을 살리려는 최인혁(이성민 분) 교수와 대조시키며 현실을 풍자하고 있다.

또한 병원 이사장 강대제(장용 분)에게 잘 보이기위해 이들이 아부하는 모습은 승진을 위해 아부하는 기업(회사)드라마를 떠올리게 한다.

 

 

중증외상센터 활성화와 닥터헬기 도입을 시도하던 세중병원이 결국 두가지 모두를 달성하지 못하지만, 그 대안으로 119 헬기를 이용한 응급환자수송의 모습을 보여주며 부족하나마 한발 나아가는 모습으로 현실적 희망의 싹을 남겨둔다.

 

 

인턴들은 더 나은 의사가 되기위해 레지던트 과정을 위해 떠나고, 이민우(이선균 분)와 강재인(황정음 분)도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병원을 나선다.

 

 

'골든타임' 23회(마지막회) 마지막 부분은 드라마에서 환자로 나왔던 중증외상환자들의 행복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골든타임에 적절한 처치를 받는 시스템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그리고 살아있는 것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 이미지 출처 : MBC '골든타임' 화면 캡처 )

 

'골든타임'은 배우들의 열연이 빛났고 기존 다른 의학드라마들보다 리얼한 모습이 담긴 의학드라마로, 한국드라마에서 흔하디흔한 애정관계나 썸타는 관계보다는 우정과 존경의 모습이 더욱 좋았던, 서울 중심의 드라마가 아니라 사투리가 더욱 매력적인, 평범함과 매너리즘을 뛰어넘는 훌륭한 의학드라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평점: 10점 (리얼하고 감동적인 의학 성장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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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남김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