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특별기획 드라마 '출생의 비밀' (18부작)은 2013년 4월 27일부터 2013년 6월 23일까지 매주 토, 일요일에 방송된 드라마입니다.

이 드라마가 방송될 당시에는 드라마를 거의 보지않아 이 드라마의 존재 자체도 몰랐지만 우연한 기회에 18부작까지 다 보게 되었습니다.

 

 

드라마 초반에 등장하는, 한번 본 사물은 사진처럼 기억하는 포토그래픽 메모리 캐릭터를 연기하는 김소현 양이 상당히 인상적었고, 내가 10년 넘게 살았던 청주가 배경으로 등장했기에 더욱 기대감을 가지고 보게 되었습니다.

흥미로운 소재로 등장한 포토그래픽 메모리를 가진 3대(김갑수, 성유리, 갈소원) 캐릭터들은 필요에 따라서만 그 능력을 잠깐 보여줄 뿐 평소에는 평범한 다른 캐릭터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명품 배우 김갑수 님도 자신의 연기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합니다. 포토그래픽 메모리를 가진 최국 교수(김갑수 분)는 시끄러운 소리에 움츠려들고 오른쪽 손을 비롯한 신체 운동능력이 떨어지며 자폐적 성향이 강한 편인데, 이야기가 진행되다보면 컴퓨터도 능숙하게 하고 자유롭게 운전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배우가 아무리 캐릭터를 잘 살리려고해도 전지전능한 작가님이 캐릭터를 필요에 따라 마음대로 변화시켜놓으니, 이 상황에 맞춰갈 수 밖에 없는 배우로선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입니다.

 

 

배우 김갑수 님의 캐릭터 변화와 더불어 가장 눈에 띄는 캐릭터의 능력 변화를 보이는 인물은 주인공 홍경두(유준상 분)일 것입니다.

 

 

쌍욕을 입에 달고 지능이 평균 이하인 홍경두(유준상 분)는 회를 거듭하면서 지능도 점점 높아지고 그 능력이나 성격도 최고 수준(평균 기준???)으로 업그레이드됩니다.

 

 

그럴 것이라면 애초에 코믹함을 버리더라도 조금 뒤떨어지는 지능의 소유자가 아니라 평범한 지능의 인물로 시작하는 것이 캐릭터에 대한 몰입도를 높였을 것입니다.

 

 

드라마에서 극본은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러기에 쪽대본으로 촬영을 하더라도 작가는 미리 기본 줄거리를 바탕으로, 이미 창조한 캐릭터들을 가지고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갈 것인가를 사전에 생각해둬야 하는 것입니다.

 

( 이미지 출처 : SBS 출생의 비밀 - 화면 캡처 )

 

'출생의 비밀'은 캐릭터들이 너무 쉽게 변하고, 인물들의 갈등 구조나 이야기 흐름도 전체적으로 매끄럽지 않습니다.

10년 간의 기억을 잃은 정이현(성유리 분)은 필요할 때마다 편하게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냈고, 갈등의 핵심이었던 최석(이효정 분)은 너무 쉽게 알쯔하이머에 걸려 버리고, 최석의 뒤를 이어 나쁜 짓을 해야할 최기태(한상진 분)마저 금방 개과천선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내 심장과 머리는 전지전능한 작가의 변덕 속에서도 스스로 보석을 찾아내고 있으니,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극 초반에 나름대로 열정을 불태운 배우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평점: 7점 (쉽게 공감하는 내 성격은 부족한 드라마에서도 보물을 찾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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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남김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