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의 탄생 (2010) 지현우 이보영 이시영, 쉽게 변형된 캐릭터, 그리고 대한민국 재벌과 부자

부자의 탄생 (2010)

방송일자: 2010년 3월 1일 ~ 2010년 5월 4일

KBS2TV 20부작 월화드라마

 

 

'부자의 탄생' 1회를 보면서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개성이 강하고 신선해 상당히 기대하며 지켜봤습니다.

1회에는 손호영(최석봉의 재벌 아빠), 최송현(최석봉의 엄마), 김소현(어린 이신미)이 등장해 즐거움을 조금 더 선사해줬습니다.

 

 

삼성, SK, LG, CJ 등 소수의 재벌이 왕과 같은 대우를 받으며 자본권력을 행사하는 대한민국에서, 평범한 우리들은 부자 아빠가 등장해 자신을 부자로 만들어주는 것을 상상해보기도 했을 것입니다.

드라마 '부자의 탄생'은 이런 상상을 소재로 재미있게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기존에 등장하는 재벌들의 모습과는 조금 다른 모습의 캐릭터들이 등장하며 신선한 재벌 이야기를 만들어줄 것으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초반의 신선한 캐릭터는 금방 미끼상품임이 드러났고, 기존에 등장하는 재벌들의 모습과 차별화를 시도하려는 노력조차 재벌들의 모습을 그냥 돈많은 부자로 퇴색시키고 마는 결과를 가져오게 만들었습니다.

 

 

최석봉(지현우 분)

죽은 엄마로부터 특수한 문양의 (몰리브덴)목걸이를 건네받은 그는 자신의 아빠가 재벌이라고 생각하며, 아버지만 찾으면 자신은 재벌 2세가 될 것이라며 재벌들의 모습을 연구하며 열심히 재벌 준비를 하며 살고있습니다.

재벌 아빠를 찾기위해 재벌들이 많이 찾는 호텔에 취직했고 호텔에서 만나는 재벌들에게 자신의 목걸이를 살짝 보여주며 재벌 아빠가 자신을 알아봐주기를 바랍니다.

돈을 벌어서 부자가 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재벌 아빠를 찾아 부자가 되겠다는 최석봉은 제법 재미있는 캐릭터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신미(이보영 분)

오성그룹의 외동딸이지만 전기세, 난방비, 팁, 커피값 등을 아까워하는 재벌계의 돌연변이 2세. 1회에서 보여주는 그녀의 이러한 모습은 확실히 기존에 알던 재벌 2세들의 모습과는 다른 새롭고 참신한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돈을 아까워하는 것 외에도 소신있고 당당하며 설득력있는 그녀의 모습은 대단히 매력적이고 인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캐릭터는 금방 한계에 봉착하고 맙니다. 짠순이고 당찬 그녀가 최석봉(지현우 분)을 만나면서 오랫동안 쌓아왔던 그녀의 습관과 행동들을 모두 던져버린 것입니다.

 

 

부태희(이시영 분)

부호 그룹의 상속녀. 재벌 2세로 한국의 패리스 힐튼. 추운석(남궁민 분)을 졸졸 따라다니고 거침없이 돈을 쓰는 인물로, 인격이나 상식 등은 많이 부족한 인물. 눈을 치켜뜨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데 것이 특기.

짠순이 이신미와 대조되는 인물로 재벌 2세를 풍자(?)하는 인물로 등장한 캐릭터인데, 과하게 노력한 이시영의 수고에도 불구하고 별로 빛을 발하지는 못합니다.

 

 

추운석(남궁민 분)

프런티어 그룹의 후계자. 오성그룹이나 부호그룹에 미치지 못하는 3류(?) 재벌 2세. 고교시절때부터 다른 부자친구들로부터 눈치를 봐야했고,  프런티어 그룹을 살리기위해 오성그룹의 딸 이신미(이보영 분)와 부호그룹의 딸 부태의(이시영 분)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는 인물.

추운석이란 인물이 재벌들의 동네를 그린 이 드라마에서 가장 사실적인 인물 중 한 사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드라마에서는 부태희(이시영 분)라는 캐릭터처럼 인상쓰는 장면들만 주로 만들어내고 말았습니다. 배우 남궁민의 탄탄한 몸매와 각진 턱선이 강한 인상을 살려내긴 했지만, 전체적인 이야기 흐름 속에서 본다면 이 인물도 그렇게 성공적인 캐릭터라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 이미지 및 동영상 출처 : 부자의 탄생 )

 

'부자의 탄생'은 상투화된 재벌들의 모습을 독특한 캐릭터와 재미난 이야기를 결부시켜 신선하게 보여줄 것으로 생각되었지만, 결국 상투성을 너무 벗어난 설정이 재벌이 아닌 부자들의 모습으로 변형시키고 말았습니다.

다양한 계열사를 소유한 재벌 총수들은 작은 회사의 사장과 같은 생활 방식과 모습을 보여주었고, 새로운 캐릭터들도 초반 미끼상품 세일이 끝나자 애매하고 평범한 캐릭터로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평점 : 7점 (신선한 캐릭터들은 금방 상해 버렸고, 재벌들은 옆동네 사는 부자들의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