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와니와 준하'는 상당히 인상적인 동화같은 애니메이션으로 시작한다.

2001년 이 시작 부분을 보고 감탄하고 설레었지만, 이제서야 이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게 되었다.

 

 

당시 한국영화는 다양한 소재의 영화가 만들어졌고 인상적인 작품들도 제법 있었다. 이 영화 '와니와 준하'도 그 중 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영화의 시작 부분에서 보여주는 동화같은 애니메이션대로라면 이 작품은 아름답고 달콤한 멜로 영화가 되었어야 하지만, 사실 이 영화에 담긴 사랑이야기는 너무 일상적이고 무미건조하다.

 

 

와니(김희선 분)와 그녀의 집에서 함께 살고있는 시나리오 작가 준하(주진모 분)의 관계는 결혼한지 수십년된 부부의 관계처럼 나른하고 일상적이기만 하다.

 

 

둘의 이러한 관계가 입양된 동생 영민(조승우 분)을 사랑하고있는 와니(김희선 분)의 은밀한 감정과 죄책감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지금 함께 살고있는 준하(주민모 분)와의 생활이 단조롭고 무미건조한 자신의 삶처럼 너무 일상적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사랑이란 감정은 물리적, 시간적 거리가 점점 멀어지다보면 어느 순간 텅 비어버리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 텅 빈 공간을 추억과 집착으로 애써 붙잡아보지만, 주위에 새로운 사람이 나타나면 그 공간은 무너지기 쉽다. 그 과정에서 갈등하고 머뭇거리다 보면, 현재 자신에게 찾아온 소중한 사랑을 잃어버리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 이미지 출처 : '와니와 준하' 화면 캡처 및 편집 )

 

이 영화 '와니와 준하'는  이러한 현실적인 사랑의 모습을 잘 담아내고 있다.

 

와니가 일하는 동화부 애니메이터라는 직업 특성을 잘 살려 애니메이션으로 영화를 산뜻하고 아름답게 포장한다. 그리고 과거와 현재를 끊어짐없이 자연스럽게 연결하며, 와니(김희선 분)가 사랑했던 과거의 공간(조승우 분)과 사랑이라고 인정하기 주저하는 현재의 공간(주진모 분)을 멋지게 이어붙인다.

 


와니와 준하 (2001)

Wanee & Junha 
9.2
감독
김용균
출연
주진모, 김희선, 조승우, 최강희, 김준호
정보
로맨스/멜로 | 한국 | 114 분 | 2001-11-23

 

우리는 영원한 사랑을 갈구하고 영원한 사랑에 감탄하고 감미로워하지만, 사실 지금 당신에게 소중한 사람은 마음 속에 아련하게 담아둔 추억의 사랑이 아니라, 지금 당신 옆에서 숨쉬고 있는 바로 그 사람이라는 것을... 영화 '와니와 준하'는 잘 보여주고 있다.

 

평점: 9점 (흐름이 너무 나른하고 일상적이지만, 그것이 이 영화의 매력이고 장점이다. 또한 주진모, 김희선, 조승우, 최강희의 10여년 전 모습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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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남김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