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26일 화요일 23시가 넘어서 컴퓨터와 모뎀의 열기를 식히려 잠시 꺼두었던, 전원 스위치가 꽂힌 멀티탭을 켜는 순간 퍽 하는 소리와 함께 타는 냄새가 강하게 풍겨왔다.

순간 놀라 급히 멀티탭을 끄고 탄 냄새의 원인을 찾으려 했지만, 금방 냄새는 사라져 버렸다. 컴퓨터와 연결된 무엇인가가 이상이 있는 것 같은데, 과연 이상이 생긴 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하며 조심스럽게 멀티탭 전원을 켠다.

 

 

그랬더니 SK브로드밴드 모뎀의 전원이 들어오지 않는다. 순간 다행이다 싶은 생각이 든다. 대여 중인 모뎀이 고장났다면 내 컴퓨터와 연결된 다른 것들은 고장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2010년 SK브로드밴드 광랜 서비스에 가입한 뒤, 그 해 10월쯤에 인터넷 접속이 자주 끊겨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고, 결국 A/S를 통해 모뎀을 교체했었다.
그 뒤로 아무 문제없이 계속 이 모뎀으로 인터넷에 접속해 4년 정도를 사용한 것이다. 모뎀의 제조일자가 2007년 11월 7일이니 이상이 생길 때가 되었고 한번쯤 케이블 모뎀을 바꿔주는 것이 좋은 시기이긴 하다.
모뎀이 이상이 생긴 것이 아니라 전원 어댑터에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도 있지만 ㈜ 태영전자의 TY-8000, 정격출력전압 DC12V 2A와 맞는 전원어댑터가 없어 테스트를 하지는 못하고 있다.

 

 

컴퓨터를 켜놓을 때면 어김없이 모뎀도 켜놓게 되는데, 이제는 컴퓨터를 켜도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오늘 A/S를 받고 싶어 현재 모바일로 1:1 문의(A/S접수가 되지않아서...)를 해놓은 상태이다.
약정 계약기간 3년이 훨씬 지났으니 이 기회에 통신회사를 바꾸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겠지만, 일단 1:1 문의를 해놓은 상태이니 얼마나 빨리 A/S를 오느냐를 지켜보며 통신회사 변경을 결정해야겠다. (약정기간이 다 되었다면 다른 통신회사에 신규 가입하는 것이 더 빠르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현명한 방법이 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모뎀에 이상이 없었다면 지금쯤 인터넷에 접속해서 글을 쓰거나 다른 일을 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인터넷이 접속되지 않으니 이렇게 산만하지않게 조용히 몰입하고 생각하게 된다.


인터넷 없는 세상.
평소에는 인터넷이 없으면 큰일 날 것 같았지만, 지금 인터넷 연결없이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이 마음이 더 편하다.
잠시만 연결되지 않으면 불안하고 답답했던 인터넷. 하지만 그것이 없을 때 내가 얻을 수 있고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이 있음을 오늘 이렇게 깨닫게 된다.

 


 

날이 밝아 상당원과 통화가능 시간인 9시에 서둘러 전화를 해서 A/S 신청을 했다.

어제 예약하지 않았기에 A/S 가능한 시간은 내일이었지만, 상담 전화를 받으시는 분이 SK브로드밴드 담당 기사분의 시간을 알아본 뒤 오전 중에 A/S를 받을 수 있게 약속을 잡아줬다. 전화를 받은 분은 남자 상담원이었는데, 모뎀이 탄 것 같다고하자 혹시 다른 제품에 이상이 생기지 않았냐며 걱정까지 해주었다. 친절하고 배려심있는 상담원 덕분에 A/S를 받게 된 일이 불편하거나 불쾌하게 생각되지 않았다.

 

 

모뎀이나 전원 어댑터가 이상이 있는 것이었으므로 A/S는 모뎀 및 전원 어댑터 교환으로 금방 끝났다. SK브로드밴드 기사님이 가져온 모뎀을 연결하고 짧은 ping 테스트와 인터넷 접속 상태를 보는 것으로 인터넷은 금방 살아난 것이다.

A/S로 모뎀을 교환하면서 내심 반짝이는 새 모뎀을 기대했는데, 모뎀은 내가 교환한 제품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제조된 중고 제품이었다.

 

 

인터넷 가입자들이 포화상태일테니, 신규 가입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새 모뎀을 받게 되는 경우는 드물 것이다.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았을 때는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은 것이 별로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이렇게 인터넷이 살아나고 나니, 4군데 이상 로그인한 상태로 습관적으로 인터넷 세상에 발을 담그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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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남김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