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5월에 방송된 MBC 드라마 닥터 진 (22부작).

이 드라마는 무라카미 모토카의 만화 '타임슬립 닥터 진'을 원작으로 한 TBS 드라마 'JIN-仁'을 리메이크한 드라마입니다.

오사와 타카오와 아야세 하루카 주연의 TBS 드라마 'JIN-仁'을 상당히 인상적이고 재미있게 보았기에, 이 드라마가 방송될 당시 '닥터 진'을 볼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송승헌, 이범수, 박민영, 이소연, 김재중, 진이한 등이 출연하는 '닥터 진'이 원작의 내용을 장소와 시대 상황만 바꿔 그대로 옮겨왔을거라고 생각했고, 뛰어난 드라마를 원작으로 리메이크를 해봐야 원작을 뛰어넘기 힘들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2014년 9월. 우연한 기회에 보게된 '닥터 진' 1회는 TBS 드라마 'JIN-仁'의 장면들이 떠올라 몰입하기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1회가 끝나고 2회를 보게되면서 원작의 환영을 벗어날 수 있었고 드라마에 빠져들어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역할을 하는데 가장 중심이 된 것은 바로 흥선대원군 이하응을 연기한 배우 이범수 때문이었습니다.

이범수는 이 드라마의 시대와 역사를 만들어내는 중심 캐릭터가 되어 마지막회까지 드라마의 중심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또한 흥선대원군이라는 인물과 갈등하며 드라마를 이끈 조연 배우들도, 리메이크된 '닥터 진'이 원작과 전혀 다른 작품이 되어 드라마의 재미를 살리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풍랑의 역사 속으로 타임슬립한 미나카타 진(오사와 타카오 분)이 드라마의 중심이 되었던 원작과 달리, 이 드라마의 중심은 과거 역사 속 인물들과 그 역사의 풍랑을 나름대로 처절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조연 캐릭터)의 모습이었습니다.

이것이 리메이크된 '닥터 진'이 가진 힘이고, 그때문에 이 드라마의 원작을 본 사람들도 '닥터 진'을 조금 보게되면 빠져들게 되는 이유일 것입니다. 

 

 

아이러니하게 원작 드라마와 가장 큰 차별성을 부여한 인물은 '닥터 진'인데, 이 드라마의 핵심이며 드라마의 흐름을 주도하던 원작 속의 '닥터 진'은 여러가지 이유로 조연이 되고 맙니다.

 

 

개성있는 캐릭터를 바탕으로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이며 미나카타 진을 연기한 오사와 타카오와 달리, 진혁을 연기한 배우 송승헌은 빛나지 않는 의사였고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수술 장면도 의학드라마조차 제대로 보지않은 사람이 만들어낸 것처럼 엉성했습니다. 

 

 

우습게도 이 드라마의 원작인 TBS 드라마 'JIN-仁'의 가장 매력적이고 중요했던 캐릭터인, 과거로 간 의사 '닥터 진'을 잃어버림으로써, 이 드라마는 원작과 차별화된 리메이크 드라마가 되고 만 것입니다.

 

( 이미지 출처 : MBC 드라마 '닥터 진' 화면 캡처 ) 

 

물론 닥터 진을 연기하는 배우가 조금 더 섬세하고 뛰어난 모습을 보여줬다면 더 좋은 드라마가 되었을 가능성은 훨씬 높았을 테지만, '닥터 진'이라는 캐릭터의 힘이 약해진 덕분에 다른 캐릭터들에 힘이 보태진 것이라고 생각하면 '닥터 진'을 잃어버림으로 원작과 다른(중심 흐름은 동일) 리메이크 드라마가 되었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평점: 8점 (원작을 뛰어넘지는 못했지만 원작과 다른 맛의 리메이크 드라마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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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남김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