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화신 (2013)   -  SBS 24부작 주말(토, 일) 드라마

방영일시: 2013년 2월 2일 ~ 4월 21일

출연: 강지환(이차돈 역), 박상민(지세광 역), 황정음(복재인 역), 최진호(이관수 역), 최여진(전지후 역), 오윤아(은비령 역), 김수미(복화술 역), 이병준(조상득 역), 박순천(박기순 역), 이기영(권재규 역)......... 그외 개성있는 연기자들과 스태프들의 피땀어린 노력.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2012)'이란 영화에서 비밀 금고에 가득 쌓인 현금 다발을 본 뒤, 이 드라마의 예고편을 보며 상당히 흥미로운 작품이 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처음부터 드라마를 시청하지 못한 까닭에 중간에 심드렁하게 보다가 채널을 돌리던 일이 기억납니다. 

그 기억 때문에 이번에 이 드라마를 몰아서 볼때도 대충 보고 잊어버릴 생각이었는데, 2회까지 보게되자 다른 일은 잊고 오직 이 드라마만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초반 이렇게 이 드라마에 빠져드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인물은 바로 아역 배우 박지빈(어린 이차돈 역)입니다. 박지빈은 어릴때부터 훌륭한 연기력을 보인 아역 탤런트였지만, 청소년이 되고 외모가 변하면서 깜찍하고 귀여운 것이 가장 큰 매력이었던 모습을 벗어나야했는데, 아역 배우출신 유승호처럼 아주 멋지고 훌륭하게 성장하고 있음을 이 드라마에서 확인해볼 수 있었습니다. 

초반 박지빈과 호흡을 맞추며 즐거움을 선사한 아역 탤런트는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2009)에서 진지희와 티격태격하며 사랑을 받았던 서신애(어린 복재인 역)입니다. 비록 살찐 모습으로 분장을 했지만 어릴 적 모습은 확실히 알아볼 수 있어 무척 반가웠습니다.

 

 

복수란 이름으로 부동산 재벌 이중만(주현 분)을 살해하고 죄를 그의 아내 박기순(박순천 분)에게 뒤집어 씌운 뒤, 그의 막대한 재산까지 차지한 지세광(박상민 분). 그리고 그와 한 배를 타게 된 공범들.

그들은 막대한 돈을 바탕으로  어느새 높은 지위와 권력, 명성을 가지게 되었지만, 지세광(박상민 분)만은 검사로 소신있게 정의를 실천한다고 자부하며 살아갑니다. 자신이 과거 저지른 죄를 밝힐 인물이 등장하기 전까지 말입니다. 

그가 복수라는 이름으로 살인을 하고 돈을 챙기지않았다면 과연 그는 정의로운 검사가 되었을까? 그건 아닐 것이라 생각됩니다. 후반 그의 행보를 보면 그의 내부엔 권력욕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었고, 정의라고 외치며 하던 일들도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정의보다는 권력 행사에 가까워보였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잃고 기억마저 잃어버린 이차돈(강지환 분). 그는 고아로 자라며 후원자의 뜻대로 검사가 되지만, 지세광(박상민 분)과 달리 검사직을 이용해 돈을 모으는 것이 최대의 목표인 비리 검사입니다.

하지만 치밀했던 그가 한번의 실수록 지세광에게 비리를 들키면서 검사직을 사직하고 변호사가 되었고, 자신의 과거를 알게되면서 적법한 방법으로 복수를 하려고 합니다.

정의로운 검사로 보였지만 걷잡을 수 없는 탐욕에 빠져 파멸해가는 검사와 비리 검사로 모든 것을 잃게되고 자신의 존재를 알게된 뒤 법을 이용해 심판하려는 검사. 

 

 

'돈의 화신'의 금권만능이 지배하는 사회를 풍자하는 내용이 담겨있지만, 극의 흐름은 때론 무겁지않고 코믹합니다. 그리고 적재적소에 긴장감을 유발하는 사건과 이야기들이 적절히 자리하고 있어 초반 드라마를 집중해서 보게되면 다음 회를 계속 보고 싶게 만듭니다.

 

 

영화 '미녀는 괴로워'(2006)의 의사 이공학(이한위 분)이 이 드라마에서 복재인(황정음 분)을 성형수술하는 의사로 출연하는 장면을 비롯, 억지스럽지않으면서 잔재미를 주는 장면들이 상당히 많이 등장합니다.

 

 

검사실 7급 계장으로 이차돈(강지환 분)을 끝까지 돕는 양구식 역을 맡은 배우 양형욱은 드라마에서 정신병원에 잠입하며 바보연기를 선보이는데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배우 이덕화 님의 딸 이지현도 '기황후' 홍단과는 다른 모습으로 기억 속에 남게되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진진한 완벽한 미니시리즈가 되기위해 24부작은 조금 길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돈의 화신'도 극 후반의 클라이막스로 치닫기 전에 그동안 팽팽하고 재미있게 이어지던 이야기가 조금 지루해지긴 합니다.

 

( 이미지 출처 : 돈의 화신 - 화면 캡처 )

 

돈의 화신 OST 모음 < 뮤직비디오 MV > 장재인 그대 위한 날에, 서인영 너는 사랑이다, 아이비 너였나봐

 

탐욕과 권력이 주는 달콤함과 씁쓸함을 끝까지 멋지고 재미있게 그려낸 '돈의 화신'.

이 드라마를 통해 그 동안 눈여겨보지 않았던 배우 강지환의 자질을 보게 되었습니다. 많은 배우들이 드라마를 튼튼하게 지탱해줬기에 배우 강지환이 홀로 반짝이지는 않았지만 강과 약, 코미디와 진중함을 오가도 거부감과 어색함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는 것은 대단한 재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평점: 10점 (중후반에 조금 느슨해지긴 했지만 9점만 주기에는 너무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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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남김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