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는 약하게, 드라마는 강하게 - 주군의 태양

 

'주군의 태양'. 드라마 1회를 보고 미처 판단을 내리기는 이르다고 생각했었는데, 2회를 보고나니 이 작품에 대한 판단을 내려도 될거라는 확신이 든다.

 

애초 내가 이 작품에서 기대하고 바랬던 장르는 코미디와 호러의 결합이었다. 예고편에서는 그럴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었다. 하지만 실제 이 작품이 선택한 것은 감동과 호러였다. 물론 코미디도 있다. 하지만 공효진에게, 그리고 홍자매 작가에게 기대했던 것에 비하면 웃음의 강도가 너무 약하다.

 

 

코미디. 난 내가 코미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줄 알았다. 코미디 프로는 가끔씩 기회가 되면 볼 뿐이었고, 예능 프로를 보면서도 거의 웃지않았다. 하지만 나는 코미디를 강하게 원하고 있었다. 코미디에 대한 내 강한 집착이 덜 웃긴 코미디는 그냥 넘겨버리는 습관을 만든 것이었다.

 

그래서일까. 수요일과 목요일에 방송된 '주군의 태양'은 웃을 준비를 하고 집중해서 경근하게 보았다. 역시 웃음이 약했다. 공효진씨는 웃음의 문턱에서 스르르 무너져내렸고, 홍자매 작가의 맛깔나는 대사는 강하게 치고 나오지를 못했다. 그리고 연출을 맡은 진혁 PD는 코미디보다는 감동을 선택해버린 것이다.

 

1회를 다 보고 '2회에서는 강한 웃음을 선사하겠지'하며 섣부른 판단을 보류했는데, 2회에서는 더큰 감동으로 내 기대를 무참히 짓고 말았다. 감동~ 감동이 물결쳤다. 공포스러움도 1회보다는 조금 강했다. 그덕분에 코미디가 설자리는 별로 없었다. 내가 원한 것은 강한 코미디였는데 말이다.

 

10점(보고 또 보고... 보고 또 보고...)을 거의 주지않는 내가 10점을 준 드라마. '최고의 사랑'. 홍자매 작가의 작품이고 공효진씨가 출연했던 작품이다. 이 작품은 본방송을 보고나서 조금 있다 다운받아 다시 봤던 작품이다. 그 후에도 시간날때마다 아무 회나 대충 파일을 재생하면서 봤다. 재미있었다. 이 작품은 역시 코미디였다. 그리고 나는 코미디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아주 좋아한다는, 대단히 갈망한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달전에 봤던 '내 연애의 모든 것'. 이 작품은 평점 8.5점. (보고 또... 보고) 내가 싫은 감정조차 품지않는 무관심의 대상인 정치, 그런 정치를 다루는데도 열심히 봤던 코미디 드라마다. 본방을 보고,,, 조금 인상적이었던 회는 다운받아 다시 한번 봤던 드라마. 이렇게 나는 코미디 장르에 목말라 있었던 것이다. 

 

 

한 드라마에서 많은 장르의 특징으로 즐거움을 줄 수는 없다. 괜찮은 드라마가 선택할 수 있는 장르는 많아야 세가지 정도. 사실 세가지 장르의 특징을 골고루 살린다는 것은 아주 힘든 일이다. 보통 두가지의 장르적 특성으로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것이 가장 강한 드라마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주군의 태양'은 세가지 장르적 특성을 선택했다. 호러, 드라마, 코미디. 하지만 각각의 에피소드가 있다보니 드라마와 호러가 강하게 부각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내가 보기 원했던 코미디는 어느새 힘이 빠져 구석의 먼지처럼 되어버렸다.

 

앞으로 이 드라마가 펼쳐보일 내용도 1회와 2회처럼 감동적인 호러가 될 것이 뻔하다. 하여 나는 이쯤에서 이 드라마에대해 과감하게 평가를 내리고자 한다. 평점 8점. 보고 감동받고!

 

 

 

 

- 설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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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남김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