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뉴스기사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제 생각을 말씀드리기 위해 부득이 기사의 내용을 많이 인용했음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인터넷실명제(제한적본인확인제)가 시행되기 직전인 2008년 말 국내 동영상(UCC) 시장 점유율(페이지뷰 기준) 2%에 불과하던 유튜브는 인터넷실명제 시행을 기점으로 단숨에 15%의 시장점유율을 달성했다. 이후 2013년 8월 말 기준으로는 시장점유율 74%를 기록하며 넘볼 수 없는 1위 사업자로 자리를 굳혔다. (이데일리 기사 中)

 

 

( 이미지 출처 : 이데일리 ) 

 

 

유튜브, 실명제 덕에 점유율 2%에서 74%로 국내시장 싹쓸이 (이데일리)   <-- 기사보기

 

위의 뉴스 기사에서는 유튜브가 점유율을 급속히 높인 반면 다른 UCC업체들은 점유율이 떨어진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하나. 판도라TV, 다음TV팟, 아프리카TV 등은 인터넷실명제를 철저히 준수한 반면, 유튜브는 사실상의 비실명 가입을 허용(회원 가입에 '국가'를 임의로 선택하는 방식으로 규제를 회피)하여 국내 동영상 사이트 이탈 가입자를 모두 흡수했기 때문이다.

 

둘. 2007년 실행된 저작권 삼진아웃제 때문. 국내 동영상 사이트들은 실시간 모니터 등 규제 준수를 위해 막대한 비용과 인력을 투자했고, 저작권 공포에 시달린 많은 이용자들은 유튜브로 대거 이탈했다. 
 

 

이 두가지가 유튜브의 국내점유율을 가중시킨 중요한 원인이고 지금도 여전히 유튜브 왕국을 넘볼 수 없게 만드는 원인 중 하나임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유튜브 왕국이 대한민국의 동영상(UCC) 시장 점유율을 독점하며 지금처럼 번성하게된 가장 큰 원인은 제대로 살피지 못한 것 같다.

 

1. 유튜브 왕국의 가장 큰 힘은 글로벌이라는 것이다. 국내 동영상 제공 인터넷 업체들이 아무리 좋고 많은 동영상들을 수시로 공급한다고 해도 매일 전세계에서 유튜브를 통해 쏟아져나오는 수많은 동영상들에 대항할 수는 없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많은 네티즌들도 국내에 얽매이지않고 글로벌화로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욕구를 잠재울 수 없는 것이다.

 

2. 오래전부터 유튜브는 720p 이상의 고화질 동영상을 업로드하고 재생할 수 있는 능력과 기능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국내의 동영상 제공 인터넷업체들은 360p라는 낮은 화질의 동영상 위주로 UCC 시장을 형성한 경우가 많았다. 이 같은 원인이 막대한 유지비에 기인한 것이라며 핑계를 댈지도 모르겠지만, UCC 시장의 미래를 내다보고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자 했다면 그에 맞는 투자를 하고 준비를 해나가는 것이 당연했다.

 

3. 애드센스라는 달콤한 유혹이 기업과 개인들을 광활한 유튜브로 불러들이고 있다. 국내 동영상 사이트에는 그냥 재미로 동영상을 올릴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유튜브에는 애드센스 광고를 삽입할 수 있어 수익을 거둘수도 있다.

국내 동영상 제공업체가 단기간에 점유율을 높이기위한 확실한 방법이 있다. 동영상을 올리거나, 볼 때마다 일정금액을 적립해주는 것이다. 그러면 그 업체는 구름처럼 몰려드는 사람들로 점유율이 폭등할 것이다. 

 

4. 동영상 공유의 개방성과 편의성. 누구나 다양한 크기로 쉽게,  블로그에 동영상을 삽입할 수 있다는 점이 유튜브 동영상 확산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5. 기사의 두번째에 언급한 저작권 문제에서는 확실히 유튜브가 지금도 많은 이득을 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금, 우리나라의 동영상 제공 인터넷업체들은 저작권의 사슬을 벗어나지 못하고 날개가 묶어있다고 할 것이다.

유튜브도 저작권과 성인물에 관해서는 많이 까다로워진 편이긴 하지만 국내의 동영상 제공업체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훨씬 자유로운 편이다.

 

 

대한민국의 인터넷 업체들이 국내에서 높은 점유율을 자랑하면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하지만 단순히 애국심에 호소해 외국업체를 이기려고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세계에 당당하게 맞서 싸울 수 있는 기술과 서비스, 그리고 앞을 내다보는 현명한 투자를 하는 기업. 이런 기업은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24시간 불이 꺼지지않는 구글 제국. 그리고 쉴새없이 생산되고 재생되는 유튜브 왕국의 동영상들.

 

우리의 기업들이 더 분발하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의 네티즌들은 그들의 침략을 애써 거부하지않고 흔쾌히 받아들일 것이다. 착취가 아닌 즐거움을 선사하는 지배는 굳이 거부할 필요가 없으니 말이다.

 

 

 

- 설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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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남김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