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의 '닥터 이방인'과 MBC의 '개과천선'은 (지식부족과 관심부족으로) 거의 보지않던 의학 드라마와 법정 드라마를 보게 만든 드라마들입니다.
대중적 관심을 따지는 시청률로만 본다면 4회까지 방송된 SBS '닥터 이방인'이 12.7%(닐슨코리아 기준), 6회까지 방송된 MBC '개과천선'이 8.1%(닐슨코리아 기준)로 높은 수준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두 드라마는 일반인들이 몰입해서 보는데 어려움이 많은 의학과 법이라는 어려운 소재를 누구나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SBS '닥터 이방인'
병원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전문가들의 놀라운 솜씨에 끌려다니며 고개만 끄덕였던 의학 드라마. 의학 드라마 매니아로 어느정도 지식이 향상된 시청자들이나 좋아하는 배우의 모습을 보는 것에 만족하는 팬들은 병원에서 펼쳐지는 이들의 이야기를 흥미롭고 재미있게 볼 수 있었을테지만, 그렇지않은 시청자들겐 병원이라는 한정된 공간과 어려운 의학용어는 드라마에 흥미를 잃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SBS '닥터 이방인'은 다양한 소재를 버무려 드라마틱하게 보여주었고, 남한과 북한, 헝가리를 오가며 기존의 의학 드라마에서 보여주지 못한 스케일로 일반 시청자들에게 드라마틱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병원보다는 외부에서 이야기를 펼쳐가던 주인공이 '닥터 이방인' 4회에서는 병원 내부로 들어왔으니, 앞으로 병원이라는 한정된 공간에 갇힌 채 이야기가 펼쳐질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더라도 비밀, 음모, 사랑 등의 흥미로운 요소들을 미리 준비했으니, 앞으로도 이것들이 '닥터 이방인'을 자유롭고 드라마틱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흥미로운 점 : 박훈(이종석 분)이 눈을 감고 가상의 수술을 하는 장면은 컴퓨터 그래픽을 가미하며 SF적으로 그려냈고, 4회에서 장시간의 수술로 녹초가 된 이들의 모습도 상당히 인상적으로 그려냈습니다.
▲ MBC '개과천선'
MBC '개과천선'은 사건 중심(여기에 삼각관계 추가)으로 펼쳐지는 법정 드라마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주인공이 법과 관련된 일을 하는 변호사라 법정을 벗어날 수는 없지만, 기존에 보았던 에피소드 중심의 법정 드라마의 한계는 확실히 벗어났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버지와의 갈등, 섣부른 사랑보단 측은지심을 키워가는 인턴과 변호사의 해프닝, 의미있고 흥미로운 사건들(일제 강제노역 동원 배상 소송, 태안 기름 유출 사고 배상 소송, 재벌 형제들의 다툼인 기업 인수 합병, 스폰서와 여배우 사건 등)을 중간중간 삽입하면서 과거에 이슈가 되었던 사회문제들까지 생각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렇게 '개과천선'은 답답한 법정을 힘차게 박차고 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 생각합니다.
2014년 5월 새롭게 시작한 두 편의 드라마.
SBS의 '닥터 이방인'과 MBC의 '개과천선'은 의학 드라마와 법정 드라마의 한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 설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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